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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선교

비행기를 잘못 타다.
2019-12-29 17:45:42
문장로
조회수   199


비행기를 잘못 타다.

선교사가 고국에 선교보고나 휴가를 보내기 위해 귀국하는 길은 하늘 길이 유일하다. 물론 선교지에서 비행기를 타기위해 가까운 공항까지 가는 길도 편한 길이 아니다. 선교사역지가 험한 산골이나 비포장도로를 지나는 진창길은 언제나 고행의 길이다. 공항까지 오기는 하지만 항공료가 비싸서 어떻게 하면 저렴하게 한국에 갈까를 고심하고 고민한다.

그래서 선교사들은 저가 항공을 이용하여 여러 공항을 경유하여 한국으로 들어온다.

내가 선교하는 태국 치앙마이에서 인천공항까지 직항은 대한항공 하나 뿐으로 항공료도 매우 비싸다. 그래서 태국 북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은 치앙마이에서 방콕 돈무앙 공항을 경유하여 인천공항으로 귀국한다. 항공료는 절반이상을 아낄 수 있어 좋지만, 경유할 때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하고 따분하다. 오직 ‘선교비를 아낀다’는 생각에 경유지 공항에서 쪽잠을 자며 연결되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피곤을 이겨 낸다. 나도 태국선교지에서 한국으로 들어 올 때, 치앙마이에서 방콕 돈무앙 공항을 거쳐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는 노선을 통하여 한국으로 몇 번 들어오곤 했다.

 1월 한국에 들어 올 일이 있어서 치앙마이 센트럴 페스티발 백화점 4층에 있는 에어 아시아항공사에서 저렴한 비행기 표를 구매했다. 치앙마이 공항에서 11시 출발해 12시 방콕 돈무앙 공항에 도착해서 국제선으로 이동해야한다. 국제공항에 가는 길에 에어아시아 공항직원이 나와 인천으로 가는 손님들을 모아 국제선 청사까지 안내한다. 국제선 복도에 앉아서 탑승할 때까지 2시간 50분을 기다린 후에 새벽 3시에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한다. 새벽시간에 잠을 자지 못해 피곤하고 비몽사몽간에 비행기 시간에 비행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은 참아내기 어렵다. 어렵게 비행기 시간에 맞춰 개찰구를 나와 탑승 게이트를 나와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에 오른다.

한번은 5번 게이트를 찾아 가는데 4번 게이트 앞에 서있던 승무원이 나를 부르며 비행기 표를 보여 달란다. 무심코 보여 주었더니 나를 34번 자리로 안내한다. 그래서 나도 아무 의심 없이 가방을 짐칸에 올려놓고 자리에 앉아 비행기가 출발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 있는데 중국 사람들이 떼거지로 비행기 안에 들어와 특유의 시끄러운 중국말로 실내를 난장판을 만든다. 혼자 생각하기로 ‘참 중국인들은 남의 나라까지 와서 예의도 없이 시끄럽게 떠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중국인 부부가 자기 자리가 34번이라고 나보고 비껴 달란다. 아까 들어 올 때 승무원에게 비행기 표를 보여주고 안내 받고 들어온 터라, 아무 의심 없이 떠드는 주제에 자리도 못 찾는다고 생각하며 비껴주지 안했다. 계속 비켜달라고 보채도 나는 이 자리는 분명 나의 자리라고 생각하며 버티고 있었다. 이렇게 실랑이를 하는 중에 실내승무원이 오고, 밖에 있던 공항경찰 5명이 와서 내 주위를 에워 쌓다. 네가 ‘영어로 승무원에게 비행기를 확인하고 이 자리에 앉았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나를 일어나지 못하게 어깨를 누르고 여권을 보여 달란다. 순간 무엇이 잘못됐다고 생각해 이 위기를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여권을 빼앗기면 안 된다’는 생각에 여권을 주지 않고 버티니까 공안 둘이 나의 팔을 양쪽으로 잡았다. 상황이 급작스럽게 내 쪽으로 안 좋게 변했다. 공안이 내 자리를 비켜달라고 주장한 중국인 부부의 비행기표 좌석과 나와 비행기 좌석번호가 똑 같다는 걸 확인했다. 중국인이 탄 비행기는 상하이 가는 비행기였다. 내가 5번 게이트로 가는 중에, 4번 게이트 안내원에게 보여준 비행기 표만 보고 나를 상하이 비행기 탑승구로 나를 잘못 안내했다. 비행기 입구승무원도 비몽간에 내 비행기표를 자세히 확인하지 않고 34번 자리로 나를 안내 했다. 버스를 잘못타고 내려서 올바른 버스를 바꿔 타면 되는데, 비행기는 잘못 탑승하면 문제가 아주 복잡하다는 걸 그 때 알았다. 국제선 비행기를 잘못 타면 목적지인 나라가 바뀌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는 가볍게 생각할 수 있지만, 공항경찰은 다른 나라로 불법 탈출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할 수 있다. 선반에 올려놓은 가방도 폭발물이나 불순물이 아닌가? 생각도 한다. 공항경찰은 내 가방을 자의대로 가지고 내려가지 못하게 압수하고, 온몸을 뒤지며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다 꺼 집어 내놓고 검색한다. 조금 전에 중국인들을 멸시하고 예의 없이 떠든다고 무시했던 내 처지가 갑자기 해외 탈주범으로 오인되어 처량하고 한심하다. 그렇게 상하이 비행기 출발 3분 전까지 거의 20분가량을 공항 경찰에 잡혀 몸수색을 당하는 수모를 당하고 있었다. 다행히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여 내가 탑승 전에 비행기 티켓을 안내승무원에게 보여 주니 탑승해라고 해서 자리에 앉게 되었다고 말했다. 공항경찰은 내 사진과 여권을 핸드폰으로 찍으며 만약의 사태를 준비하고 있던, 그 때 인천으로 가는 에어아시아항공 승무원에게 연락이 되어, 나에게 왔다. 그리고 비행기표를 확인하고 ‘자기 승객이 맞다’고 나를 데리고 5번 게이트로 갔다. 이렇게 나는 남의 나라에서 비행기를 잘못 탑승해 겪은 웃지 못 할 해프닝에 관한 이야기다.

먼저 내가 저지른 잘못을 알지 모르고 중국인 승객을 욕하고 멸시 했던 나의 죄를 인천 공항으로 향하는 5시간 30분 비행하는 동안 회개했다. 두 번째는 영어 몇 마디 한다고 자만하며 탑승구를 확인하지 못한 나 자신의 교만을 반성했다. 그리고 그 짧은 20분의 급박한 상황에서도 무사히 비행기를 탑승할 수 있는 주의 은혜도 감사했다. 살다보니 이런 특별한 경험도 있구나! 생각하며 만사에 ‘아는 길도 물어가자’ 는 속담을 머리에 떠올린다.

그러므로 남을 판단하는 사람아! 무론 누구든지 네가 핑계치 못할 것은 남을 판단하는 것으로 네가 너를 정죄함이니 판단하는 네가 같은 일을 행함이니라. (로마서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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