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선교편지

21/12, 2021

세계적인 재앙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들어 할 때, 주님의 백성들은 조그만 것이라도 함께 나누며 서로를 격려하고 삶의 의지를 독려하는 모습들은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삶속에서 느낄 수 있는 귀한 증거들이었습니다. 경제가 무너져 삶의 기반이 흔들리는 대재앙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선교에 동참해주신 주님의 신실한 백성들에게 마음 속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아직도 재앙은 진행 중이지만 그런 와중에도 하나님은 하나님의 일을 해나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셨습니다. 여러 해 전부터 기도 가운데 구상해 온 Jesus Healing Home (예수치유센터)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예정한 동산을 정비하고 나니 여러 군집을 이루는 대나무 숲으로 늘 그늘이 지고 산산한 바람이 불어와 도심 속에서 숲이 주는 신선함과 평안을 느낄 수 있음이 기쁨이었습니다.

5년 전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않은 치유센터의 그림을 직접 제게 보게하신 하나님을 생각하며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보다 저의 마음을 잘 아시는 하나님께 뭐라 할말을 잃어버렸으니까요. 그 때 저는 확신했습니다. 이 동산을 하나님께서 주시겠구나. 이 후, 마음 속에만 지니고 있던 계획들을 하나님께서 팬데믹 상황 속에서 가시적으로 이루어가시는 것을 보면서 매일매일 경이로움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비를 해놓고 보니 장소가 정말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지난번 후원해주신 선교헌금을 다 모아 어제는 첫번째 꾸보(대나무집)를 사서 설치했습니다. 경이로운 날이었지요! 그래서 조그만 감사의 재단도 쌓았습니다. 태양광 전등을 쓸 수 있어서 어제부터 불을 밝혔습니다.

예전의 선교센터 매각 대금이 입금되는 데로 이곳에 울타리 공사가 먼저 들어갈 겁니다. 우선 현 꾸보는 인부들의 숙소로 사용이 될 겁니다. 필리핀은 모든 행정 업무가 너무나 느립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적절한 때에 비용이 지급되도록 해주실 줄을 믿습니다.

이곳이 개발되면 이곳에서 목회자 부부들을 중심으로 부부치료와 개인치료, 가족치료 및 자녀양육 세미나, 목회자 상담 훈련 등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고, 청소년 치유캠프와 세례식 등으로 활용될 겁니다. 제가 그 동안 이끌어 온 모든 치유 상담 프로그램도 이것에서 진행이 될 겁니다. 첫번째 꾸보가 들어 온 뒤로 그레고리오 우니다 교회의 성도님들이 큰 관심과 기대를 가져 주어서 제가 많이 고무되었습니다. 필리핀 성도님들이 하나님의 축복을 현실의 삶속에서 누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하나님께서 오랫동안 안타까워하신 하나님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벌써 선교지에서 보낸지 12년째의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남은 시간 동안 한 해를 은혜 가운데 잘 마무리하시고 하나님의 뜻이 여러분의 개인개인의 삶속에 이루어지는 소망과 기쁨이 넘치는 2022년의 새해를 맞이하시기를 기도합니다!

필리핀에서 서재관 선교사 가족 드림